존경하는 교수님들께,
안녕하십니까. 에너지화학공학과에서 전기로 화학하는 송현곤입니다.
오늘 저는 UNIST 교수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김태리와 남주혁 주연의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한 장면입니다.
김태리 (나희도): 너는 왜 반장이 된거야?
지승완: 반장하기 싫어해서. 원래 반장은 하기 싫어하는 애들이 되는거잖아.
김태리: 싫은데 됐다고?
지승완: 하기 싫은 애 시키면 재밌으니까. 반장은 애석하게도 투표로 뽑잖아?
김태리: 아니 지들 잠깐 재밌자고 하기싫다는 애 반장 뽑아서 1년을 고생시킨다고?
반장: 그게 어때서? 1년 고생해도 잠깐 재밌었으면 된 거 아니야?
딱 이 정도 생각을 가지고 교협 회장 자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뭘 하겠다고 말하는 법인데, 저는 이 취임식에서 뭘 안 하겠다는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첫째. 아무것도 안 하겠다.
둘째. 가볍게 움직이지 않겠다.
셋째. 작별하지 않는다.
먼저 첫번째. 아무것도 안 하겠다.
제가 이 자리를 받게 된 것은 두가지 예측하지 못한 상황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전임 회장님의 갑작스러운 작고로 회장 임기의 절반인 1년을 채우는 자리입니다. 누군가처럼 권한대행이라는 생각으로 이 자리를 받았고, 따라서 기존 집행부의 그간 해왔던 일이 지속되도록 하겠습니다. 교협의 일상적 리더쉽은 기존 집행부에게 드리겠습니다.
두번째. 가볍게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새 총장 체제 하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며, 변화에 따르는 저항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지적이고 개인적인 불만이 많을 수 있고, 또 교협을 통한 의견 표출을 요구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교협을 이용하십시오. 다만, 교수 공동체의 보편적 합의가 담보되는 경우에 한하여 벼락과 같이 그리고 천둥과 같이 움직이겠습니다.
또한 계엄령 선포 이후 탄핵 정국에서 혼란한 정치 상황이, 우리 학교의, 특히 학교의 거버넌스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게는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두가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의 두번째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임계점을 넘어서 특이 사항이 벌어질 경우, 교수 공동체의 뜻을 모아 강하고 확실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세번째. 작별하지 않는다.
우리 유니스트는 소년입니다. 최고가 되려는 야무진 꿈을 가진 소년입니다. 무섭도록 리프트를 타고 슬롭을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예산 부족과, 더 중요하게는, 인력 유출로 구성원 전체가 하강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유니스트마저 지방 소멸화와 함께 사라진다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모두가 함께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일송정 푸른솔 선구자라면 우리 소년과 작별하지 맙시다.
한강님의 두개 소설 제목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24년 12월 23일
UNIST 교협회장
송현곤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유니스트는 감동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울산 지역의 국립대 설립에 대한 열망은 1992년 김영삼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시작으로, 2002~2003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공약과 울산 시민 과반수 53만 명의 서명을 거쳐, 2007년 법인화 국립대 출범, 2009년 첫 신입생 모집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그 후 2015년의 과학기술원 전환 후 현재 4대 과학기술원 중 2번째 규모로 성장하는 기적과 같은 성취를 이루어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이 현재의 위기 아닌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니스트가 당면한 위기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신임 교수에게 주는 정착 자금이 국내 최고 수준이 더 이상 아닙니다.
- 카이스트와 포스텍을 능가하겠다는 비전이 있었으나, 현실은 이들 학교 및 수도권 대학에 교수들이 이직하고 있으며, 정착 자금에 대한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우수한 신임 교수의 확보도 어렵습니다.
- 울산 지역과의 긴밀한 연계가 있어야 다른 과기원들과의 차별이 가능하며 카이스트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인데, 여기에 대한 전략 수립도 쉽지 않습니다. 카이스트가 MIT를 모델로 했고 포스텍이 Caltech을 모델로 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저희도 역사적으로 MIT 얘기가 처음에는 나오지만, 모델 정립에 있어서 갈팡질팡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 예민한 문제이지만, 1학년생의 학과 결정과 관련해서도 100명이 진학하는 학과와 5명이 진학하는 학과가 공존하면서 장기적인 문제가 상존합니다.
- 학교 입주업주 문제는 포기한 상태입니다. 버거킹이나 스타벅스가 들어올 수는 없는 것일까요?
- 학교 내에 호텔과 식당을 겸할 수 있는 시설의 부재는 절대적인 약점입니다.
저와 교수협의회 이사님들이 이러한 거시적인 문제들을 직접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교수님들과 같이 고민하면서 작은 변화라도 이루어 내야 할 사명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바라는 총장단에 대한 고민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직번이 낮은 제가 나명수, 인용균, 곽영신 교수협의회 회장님들을 이어서 교협 회장으로, 그것도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선출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교협이 맡은 바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여러 교수님들의 후원 및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2월 13일
교수협의회 회장선출자
김대식 올림.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3기 UNIST 교수 협의회 회장 곽영신 입니다.
UNIST가 개교 이래 비약적인 발전을 해오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교수님들께서 공감하고, UNIST 교수로서 자부심을 느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발전이 겉으로 보이는 연구 실적에만 맞춰져 있다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교수님들이 승진, 테뉴어 심사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이직도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UNIST는 실적을 쌓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곳이 아닌 교수들에게 가장 좋은 삶의 터전이여야 합니다.
UNIST 교수로서의 삶이 팍팍한 이유 중 하나는 우리 고유의 철학 혹은 문화의 부재 때문이라고 봅니다. 빠른 외적 성장에 이어 이제는 내적 성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3기 교협에서는 UNIST를 더 좋은 직장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자 합니다. 문화는 소통을 통해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2기 인용균 회장님의 말씀처럼) 이제는 “perfect time for UNIST to get ready for a long journey physically, mentally and emotionally” 입니다. 이를 위해 (1기 나명수 회장님 말씀처럼) 교협의 최우선의 과제로 교협이 교수님들 간의 소통 그리고 교수님과 학교 당국 간의 소통의 창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교수협의회 회장
곽영신
Dear Fellow UNIST Professors,
UNIST has now grown to become one of the newly recognized universities in the world, which appears well-aligned to the school vision, “World Leading University to Advance Science and Technology for the Prosperity of Humankind”. Without the painstaking dedication of yours, no UNIST exists in the form of who we are. Admittedly, we are still running a marathon-like race in the highly competitive world, no matter how noble our vision is.
Although I am not a long distance runner, I happen to have seen some of my friends train themselves for Boston marathon. Each marathoner is quite keen not only on his/her physical training but also on all their well-beings mentally and emotionally.
In my view, UNIST is none other than a marathoner in the world academic arena. For the last 10 years, we have been quite successful, although we might have concentrated too much on the physical training. However, to win the entire race, now is the perfect time for UNIST to get ready for a long journey physically, mentally and emotionally.
Since UNIST has already demonstrated the physical strengths, the mental and emotional well-beings need to be taken care of. I would argue such sound ambience can be established in UNIST, when all the UNIST members (professors, students, staff and school leadership) exercise their collective intelligence without reservation.
Thanks to the outstanding community service of the 1st University Faculty Association (UFA) administration (led by Professor Lah, Myoung Soo), UNIST is now poised to see a new wave of changes President Lee, Yong Hoon would bring to us.
Although there will be many challenges known and unknown ahead of UNIST, the 2nd UFA administration will work together to help UNIST lead the advancement in “Education and Research” in this marathon, while chaperoning the mental and emotional well-beings of UNIST.
Your voices in each and every field will be of paramount importance for UNIST to become a world-leading university to advance the science and technology for the prosperity of Humankind sooner rather than later!
Sincerely,
Yongkyoon In
2nd President of UFA
존경하는 교수님께,
유니스트가 2009년에 과학기술대학교로 개교된 이후, 2015년 9월에 과학기술원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유니스트는 현재 300 명에 가까운 전임교수 등 총 400 명 이상의 교수님이 있으며 연구원과 직원 670 여명, 학부/대학원생 5600 여명 등을 포함하여 약 7000 명에 가까운 구성원들의 교육, 연구, 봉사 그리고 이러한 활동에 대한 지원 등 여러 활동의 터전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유니스트는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비전 하에 가깝게는 2030년에 세계 10대 대학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개교 이래 학교 당국의 적극적인 리더쉽은 눈부시게 성장한 유니스트의 현재에 크게 기여를 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학교 당국의 적극적인 리더쉽이 이제는 그 한계에 이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은 학교 당국의 적극적이지만 일방적인 리더쉽이 구성원 간의 소통을 이용한 집단지성에 기반하는 새로운 리더쉽으로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이번에 새로 출범한 교협이 해야 할 최우선의 과제는 교협이 교수님들 간의 소통 그리고 교수님과 학교 당국 간의 소통의 창구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성원은 누가 뭐라 해도 여러 교수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교원에 대한 평가와 인사에 대한 철학 및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교협이 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관련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도출하고 도출된 결과가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의 훌륭한 리더쉽 즉 훌륭한 리더쉽을 가진 총장을 선출하는 문제는 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그 무엇보다 더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구성원간의 소통과 집단지성을 이용한 리더쉽을 지닌 총장의 선출은 다가오는 시대에 유니스트 비전을 이루어 나가는데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생각하며, 교수협의회는 이를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며 이에 여러 교수님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교협 회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교협이 맡은 바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여러 교수님들의 후원 및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교수협의회 회장
나명수